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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수행기자 폭행사건, 국민의 자존심은 다쳐서 안된다.
기사입력: 2017/12/15 [04:39]   문화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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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초 기자

사본 -정승초.jpg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도중 중국 경호원들이 수행기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3박4일간 취임 첫 방중에 나선 가운데, 방중 둘째 날인 14일 중국 경호원들이 한국 기자를 무차별 폭행했다.

 

이 사건과 관련 청와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알림 문자를 통해 "금일 중국 경호원의 한국기자 폭행사건과 관련해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 공안부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중국 외교부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폭행사건이 일어난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장에서 경호를 맡은 사람들은 우리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계약한 보안업체의 경비원이었다.

 

이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중국이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격분하는 측과 또 하나는 ‘기레기(기자+쓰레기)’들은 당해도 싸다는 것이다.

 

의외로 후자의 의견이 많은 것에 기자도 적잖이 놀랐다. 기자들도 적폐세력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기자도 기자이기 전에 국민이다. 우리 국민이 폭행당했다고 생각해보자.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우리를 무시하는 듯한 중국 경호원의 행동에 분노할 것이다.

 

이로써 문대통령의 방중은 꼬일 대로 꼬였다. 애초에 이번 방중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둘 수는 없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 특단의 해법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방중 전부터 일부에서 저자세 외교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와중에 한국 기자가 폭행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으니 가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됐다.

 

일각에서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경호원들은 중국 공안이 아니라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고용한 사설 보안업체 직원이기 때문에 흥분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문제의 경호원들은 민간 보안업체 직원이지만 지휘와 통제는 공안이 했다고 청와대도 시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해당 사태 직후 브리핑을 통해 "폭행 당사자들이 누군지 파악하고 있는 와중에 이들이 코트라와 계약이 돼 있는 보안업체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 경호는 공안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 지휘 책임은 공안에게 있지만 이들이 일종의 사설 보안업체 소속인 관계로, 폭행은 해당 당사자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지휘 책임과 폭행 책임을 가르는 문제가 미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당국도 피해나갈 구멍이 있을 수 있다는 암시다. 중국은 이를 빌미로 사건을 뭉뚱그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명백하게 책임소재를 따져 분명하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핵심은 그의 부정부패나 무능력보다는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부패하고 능력이 부족한 것은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우리가 ‘무당(최태민)의 딸’에게 간접통치를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국민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촛불을 들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국민의 자존심을 살려주지는 못할망정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혀서는 안된다. 청와대는 중국 측에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진중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상처 받은 자존심이 어느 정도 치유될 것이다.

 

만약 중국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상처받은 자존심은 덧날 것이고, 국민은 분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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